쿄지가 영혼이 빠져나간 듯한 표정으로 두 손을 내밀어 시노의 발을 잡고 있었다. 주사기는 보이지 않았다. 뿌리치려고 발을 마구 휘저으면서도, 시노는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 문을 열려 했다. 그러나 손가락은 문손잡이를 건드렸을 뿐 쥐지는 못했다. 쿄지가 무시무시한 힘으로 시노의 발을 잡아당겼던 것이다. 수십 센티미터나 한국러시아전부엌으로 끌려들어갔으나, 시노는 왼손으로 현관 턱을 붙잡고 저항했다. 여기서는 밖에도 소리가 들릴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고함을 지르려 했지만, 목이 메어 공기를 제대로 빨아들이지 못해 새어나온 것은 힘없이 갈라진 목소리뿐이었다. 쿄지의 힘은 인간의 힘을 초월한 것 같았다. 시노와 체격도 거의 비슷한 가녀린 그 몸 어디에 이런 힘이 있을까 싶을 정도의 완력으로 끌려가, 결국 왼손이 턱을 놓쳤다. 그 순간 시노는 빠른 속 부엌까지 끌려가고 말았다. 쿄지의 몸이 시노에게 얹혔다. 다시 턱을 노려 오른손 주먹을 날렸지만, 살짝 빗나갔을 뿐 쿄지의 왼손에 붙들렸다. 바이스처럼 꽉 조여드는 손목이 삐걱 한국러시아전소리를 내며 격통이 머릿속에서 스파크를 일으켰다. “아사다아사다아사다아사다. ” 그 기괴한 소리가 쿄지의 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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